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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의 시작

오늘 토요일부터 총 10일의 연휴가 시작되었다.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로 공항이 미어터지고, 제주도로 국내여행을 가거나 캠핑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지만 요금도 비싸고 혼잡할 때 집에서 한가하게 지내는 것도 좋은 생각 같다.

전날 일찍 자서 오늘 5시 반쯤에 깨어났다. 거실 1인 소파에 앉아 해 뜨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카메라를 들고 동네 산책을 나갔다. 어깨가 움츠려들고 손이 시릴 정도로 날이 추웠다. 어느새 나뭇잎들에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아내는 태양광자동차 경주 대회에 나가는 시훈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을 나를 태워 새벽시장으로 갔다. 닭백숙에 넣을 능이버섯, 소고기와 함께 구워먹을 송이버섯을 조금 사고, 햇볕에 말릴 표고버섯도 한 근 샀다. 모처럼 새벽시장에서 어묵과 감자전을 먹고 김밥도 세 줄 샀다. 이런 재미가 쏠쏠하다. 전에는 몰랐는데 새벽시장과 먹거리 가게들이 늘어선 원주천가는 세느 강변 못지않은 풍경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아서 인지 어느 때보다 사람들로 북적였다.

집에서 김밥과 송이버섯을 먹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텔레비전을 보았다. 아이 키우는 프로그램, 여행 프로그램,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다보니 11시 반이 되었다. 시원이는 친구들과 중앙시장으로 놀러 간다고 나갔다. 나는 아내와 혁신도시로 가서 감자탕을 먹고 앤트빌라라는 카페의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가볍게 드라이브를 하고 아내는 나를 북새통 서점에 내려줬다. 나는 여러 종류의 인테리어 잡지책을 보다가 리빙센스 10월호를 샀다.

천천히 집에 걸어오니 6시 반이었다. 거실에 있던 6인용 멀바우테이블을 부엌으로 옮겼다. 시훈이와 시원이가 자기 방에서 공부하는데 나 혼자 거실의 6인용 테이블을 쓰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기존에 쓰던 두 개의 식탁은 거실과 서재로 옮겼다. 부엌이 비로소 깔끔하고 럭셔리해졌다. 거실에 1인용 리클라이너 소파를 들여놓고 싶지만 그러면 조금 답답해질 것 같아서 일단은 보류했다. 저녁은 능이버섯이 들어간 닭백숙이었다. 담백한 맛이 좋았다.

아내의 스마트폰과 내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노트북으로 옮겼다. 내일은 노트북에 있는 사진들을 외장하드로 백업할 계획이다. 시훈이는 대회를 마치고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늦게 들어왔다. 시훈이, 아내와 함께 거실 1인용 소파에 앉아 티타임을 했다. 시훈이가 대회에서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었다. 시훈이는 깨우지 말아달라고 하고 잠자러 들어갔다. 나도 푹 자고 싶다. 내일과 모레 무엇을 할지는 내일 일어나서 생각해보아야겠다.
박형종   2017-09-3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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