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aso.net > 바디샴푸 날이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졌다. 반소매보다는 긴소매가 편하고,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찾게 된다.
어제 막내 처제 아이 돌 잔치에 갔다. 대전 유성 쪽의 만나캐슬이라고 성처럼 건물이 멋있고 정원도 잘 가꿔진 곳이다. 2층 전체를 빌려서 가족끼리 오붓하게 푸짐한 점심을 먹었다. 시원이가 내 스마트폰으로 초성 맞히기 게임을 했는데 최고 레벨에서 시훈이가 빠르게 5문제를 다 맞혀서 놀랐다. 나도 우리말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옆에서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 아침 10시에 집을 떠났는데 집에 돌아오니 저녁 7시였다. 환할 때 움직이고 토요일인데도 차가 막히지 않아서 별로 힘들지 않았다. 여주아울렛이나 서울까지 들렀다 올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고등학생 아들도 있고 해서 참았다. 에너지를 남겨두는 것이 내일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오늘 아침 7시에 일어났는데 날씨가 좋아서 한 시간 반 정도 자전거를 탔다. 지난번 글에서 좋은 나라, 좋은 동네는 밤에 혼자서 걷기 좋은 곳이라고 했는데 다시 말하자면 밤에 혼자서 걷기 좋고,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탄 것은 강릉대에서 강사를 할 때였다. 비를 맞으면서도 경포대를 한 바퀴 돌 때의 상쾌함은 잊을 수가 없다. 그 후 대전 원자력연구소에서 일할 때는 자전거를 타고 싶어도 탈만한 환경이 아니어서 안타까웠다. 원주로 와서도 한 동안 자전거를 즐기지 않았는데 이곳 원주천 근처로 이사 오고 나서는 종종 자전거를 탄다. 천천히 밟으면 자전거로 한 시간에 10킬로미터는 갈 수 있고 자기가 사는 동네의 웬만한 곳은 왕복할 수 있다. 자전거는 체중이 실리지 않기 때문에 달리기에 비해 심장이나 관절에 무리가 가는 정도가 훨씬 약하다. 걷는 것보다 빠르게 더 멀리 갈 수 있고, 자동차보다는 더 세밀하게 가는 길의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아침을 먹고는 원주 기업도시에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아내와 함께 구경했다. 모델하우스를 구경하는 것이 취미다. 요즘 아파트는 베란다를 확장해야만 방이나 부엌 등이 쓸 만한 넓이로 나오는데 그러다보니 베란다가 없어져서 아쉽다. 아파트 생활을 하다보면 마당이 없어서 갑갑한 면이 있는데 베란다마저 없어지니.
시훈이는 아침 먹고 도서관에 갔고, 시원이는 친구랑 놀러 갔다. 나와 아내는 모델하우스를 구경하고 짜장면과 우동으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잤다. 똑같은 이불인데도 오늘따라 감촉이 편하게 느껴졌다. 2시간 정도 자다가 일어났다. 밖에서 덜컹가리는 소리가 나서 창 밖을 보니 집 앞쪽의 원주천에 공사장에서 쓰이는 나무들을 버리는 것 같아서 나가보았다. 그곳 땅에 가게 건물을 지은 주인이 당분간 보관하려는 것이었다.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 덕분에 집 앞의 땅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공사와 가게들에 대해 많은 것을 주워듣게 되었다. 역시 정보는 사람을 통해서 듣는 것이 가장 빠르다.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아들을 태우고 혁신도시의 서점에 간 김에 새로 오픈한 하나로마트에서 던킨도너츠도 사먹고 삼겹살도 사서 구워먹었다.
어제 샤워할 때 보디샴푸를 썼는데 바닥에 샴푸거품이 가득 고여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매번 샤워할 때마다 보던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문뜩 한 번 샤워할 때마다 이렇게 많은 샴푸거품이 생긴다면 환경에 얼마나 안 좋은 일이 생길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샤워할 때 보디샴푸를 쓰지 않기로 했다. 오늘 그냥 물로만 씻어보았는데 그래도 개운한 느낌이다. 그 동안 환경에 무신경 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했다.
저녁 먹고 밤 10시쯤에 짧은 산책을 나갔다. 반소매 옷을 입었는데 추웠다. 평소의 반 정도만 걷고 30분 만에 들어왔다. 감기를 조심해야할 날씨다. 타이탄의 도구들서 말한 타이탄의 습관들 중에서 아침 글쓰기라든가, 저녁 글쓰기 등을 며칠 해보았는데 꼭 그렇게 규칙처럼 매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아침, 저녁에 책을 읽고, 시간이 될 때마다 글을 쓰는 것은 좋은 습관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