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aso.net > 새로운 도전
비가 오면서 날이 더 추워졌다. 온도차 때문인지 흐린 날 때문인지 머리가 멍멍하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가족 모두 늦게 일어났다. 아내가 대전에서 사온 빵으로 늦은 아침을 먹었다. 아침 먹고 자전거를 타려고 했는데 비가 내렸다. 자전거 타기는 포기하고 욕실청소를 했다. 나는 안방 쪽 욕실을 시훈이는 거실 쪽 욕실을 맡았다. 깨끗한 욕실을 만드는 것에 몰입하다보니 욕실 하나 청소하는데 두 시간이 걸렸다. 그나마 아들이 다른 욕실 하나를 맡아주고 있는 것이 감사했다. 욕실청소도 시훈이가 먼저 하자고 제안했었다.
청소를 끝내니 12시였다. 아내가 타주는 따뜻한 청귤차를 마시면서 바다소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몸은 힘든데 머리는 잘 돌아갔다. 점심은 혁신도시에서 며칠 전 개업한 샤브집에 갔는데 마침 오늘까지 소고기 무한리필 이벤트를 했다. 세 번이나 리필해서 배불리 먹고 도서관에 갔다. 한 시간 정도 책을 구경하고 인테리어 잡지책을 보다가 아내와 시훈이는 도서관에 놓아두고 아내차를 몰고 시원이랑 집에 왔다. 비는 그쳤지만 날도 흐리고 너무 졸려서 낮잠을 자고 싶었다. 시원이는 영어 숙제를 하고는 텔레비전을 보았다. 저녁에 아내와 시훈이를 도서관에서 데리고 오는 길에 분식집에 들러 김밥, 떡볶이, 순대를 샀다. 어제 녹화해 놓은 무한도전을 보면서 저녁을 먹었다. 무한도전은 무한상사를 찍는 메이킹 필름을 보여주었는데 예능이지만 마치 영화 같은 드라마가 나올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바다소의 오류들을 수정하고 스탬프와 쿠폰 관련 프로그램을 다듬었다. 콧물도 나고 머리가 띵한 느낌이었지만 오늘은 뭔가 마무리를 하고 싶었다. 그래도 항상 새로운 일거리가 생긴다는 것이 1999년 처음 웹사이트를 만들고부터 지난 17년 동안의 경험이지만. 아무튼 일단 지금까지 드러난 부분에 대해서는 완성했다.
인생은 고통과 즐거움이라는 씨줄과 날줄로 짜진다. 한 단계 발전하려면 고통 속에서 인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 즐거움이란 우리가 어디에 있든 반드시 누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딜레마가 생긴다. 약간 꾀를 내어 발전하면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환상적이다. 그것이 행복을 극대화하는 길이다. 나에게 바다소는 그런 딜레마를 극복하는 장소이자 도구다. 어쩌다보니 9년 동안 나는 바다소를 그런 방향으로 만들게 되었다. 무한도전이 예능이면서도 새롭게 변신하여 정극 드라마를 찍듯이 우리도 그렇게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 실패한 도전은 사실 실패한 것이 아니고, 성공한 도전도 사실 성공한 것이 아니다. 도전했다는 것 자체로 성공한 것이고, 한 번의 성공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씨줄과 날줄로 짜여있는 인생의 꼭짓점에 서 있다. 그곳에서 과거의 실패와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새롭게 도전을 떠날 수 있다면, 그 도전이 가져올 짜릿한 긴장감을 즐길 수 있다면 진정한 성공은 예약되어 있는 것이다. 도전을 즐겨라. 즐거운 도전을 하라. 인생을 발전시키고, 사회를 이롭게 하기 위해 지금 바로 도전을 떠나라. |